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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다고요? 외롭다고요? 지쳤다고요? 그렇다면 축하합니다. 무언가 결핍을 느낀다는 것은 아직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이며, 심지어는 친구에게 사랑을 나누어 줄 힘이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요! 이제 그만 어두운 방에서 뛰어나와요. - 작가의 말 중에서

청소년들의 마음과 영혼을 두드리는 작가, 노경실이 들려주는 ‘중딩’들의 리얼한 친구 이야기
『열네 살이 어때서?』, 『철수는 철수다』, 『사춘기 맞짱 뜨기』로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꾸준히 귀 기울인 노경실 작가의 신작 소설이 와이스쿨 청소년 문학 첫 권으로 나왔다. 노경실 작가는 이번 신작 『친구야, 고백할 게 있어!』에서 중학생들이 친구와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고민을 일곱 가지 이야기로 엮어 톡톡 튀는 문체로 풀어냈다. 오래 사귄 친구와 새로 사귄 친구 사이에서 우정을 저울질하는 준희, 여자 친구와 진한 스킨십을 원하는 현재, 가난한 가정 환경 탓에 학교에서 마음껏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진우, 당당하고 용감한 동성 친구에게 마음을 빼앗긴 수아, 무력감에 빠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영규, 수호천사라는 빌미로 동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진주, 경쟁 때문에 심적으로 힘겨워하는 훈이. 이들이 겪는 여러 가지의 고민을 거울삼아 ‘나’ 자신이 맺고 있는 친구와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또한 우정의 의미뿐 아니라 친구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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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 좀 도와줘요. 난 한 달 전만 해도 이렇게 말했었죠. ‘남자 여자가 만나서 연애할 때에는 순간 눈이 번쩍 맞아서 단 몇 초 만에 사랑할 수 있다지만 친구는 안 그렇다. 피자처럼 익어 가는 시간이 필요하고, 치킨처럼 기름이 끓는 온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콜라조차도 마시면 시원하게 트림 나오는 때가 필요하다!’라고 소리쳤지요. 그런데 나는 왜 이러는 건가요? P_30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목이 타서 라지 사이즈 콜라를 다 마셨다. 분명 청소년 관람가 영화인데도, 주인공 남녀는 틈만 나면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걸 다 하며 나를 약 올렸다. 만지고, 안고, 입맞추고.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쉽게, 밥 먹듯이, 남의 눈치 안 보고 다 하는데! 나는 왜 영화관에서도 준호 옆에 앉아야 하지? 이럴 바에는 그냥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볼걸. P_51

네가 요즘 성적 좀 올라갔다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거 다 알아. 하지만 너는 아무리 해봤자 더 이상 안 될걸. 너는 작은 어항 속의 코이니까! 네가 나보다 잘난 게 뭐 있어? 성적 조금 좋은 거?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게 그거야. 더 쉽게 설명해 줘? 이젠 개천에서 절대 용 나지 않는 시대야! 난 그만 갈게. 코이, 안녕! P_65

재산? 외모? 다른 능력? 이런 것 따위는 전설이나 동화책에 나오는 죽은 단어이다. 나는 안 된다. 나는 무엇도 될 수 없다. 나는 싫다. 나는 아무것도 하기 싫다. 해보았자 나의 끝은 내가 안다. 나의 최고점, 최상의 지점은 잘난 아이들의 성공을 위한 병풍 같은 역할일 뿐이다. P_136

태희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갔다. 먹으라고 하면 먹고, 마시라면 마셨다. 웃으라면 웃고, 입 다물라 하면 다물었다. 노래하라면 부르고, 춤추라고 하면 흔들어 댔다. 심지어는 이제는 훔치기 위해 망을 보라면 보고, 거짓말을 하라면 술술 했다. P_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