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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 마을 원님이 글쎄, 똥독이 올랐대요 병을 고치려면 백구 똥이 특효라나! 마을에 이 똥 저 똥, 널려 있는 똥 중에서 어떤 게 흰 개의 똥인지 알 턱이 있나요?
개똥 마을 길가에는 여기도 개똥, 저기도 개똥이에요. 개똥이 많다는 건 개가 많다는 얘기예요. 똥 때문에 주변이 좀 지저분하긴 해도 사람과 개는 마을에서 서로를 돌봐 주고 존중하며 어울려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개똥 마을의 단강오리 원님이 이마에 무시무시한 똥독이 올라 시름시름 앓고 있었어요. 백구 똥을 구해 먹지 않으면 원님은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나요. 백구 똥은 흰 개의 똥이잖아요. 길가에 흰둥이, 누렁이, 검둥개 똥이 널렸다지만 그중에서 흰 개의 똥을 어떻게 찾냐고요. 관가의 애먼 포졸과 하인들만 백구 똥을 찾는다고 야단법석 난리가 났어요. 하지만 아무 소용없이 하루 이틀 시간만 흐르는데…….


“우웩, 꽥꽥! 개똥을 먹으라니?!” 똥이라면 질색하더니 똥 먹을 운명에 닥친 단강오리 원님
단강오리 원님이 처음부터 똥독이 오른 건 아니었어요. 어찌나 깔끔한지 똥을 옆에서 보기만 해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였다니까요. 그러니 개똥 마을에 돌아다니는 개들이 얼마나 눈엣가시였겠어요. 때마침 마을로 출두하던 중, 삽살개 한 마리와 마주친 원님! 늘 그랬듯이 개들을 크게 혼내 주기로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엉뚱하게도 개똥을 물리치려다 되레 똥독이 올랐지 뭐예요. 그것도 모자라 똥독을 낫게 하려면 흰 개의 똥을 약으로 달여 먹어야만 한다는 처방을 받은 거예요. 똥이라면 질색하는 원님에게 개똥 약이라니! 똥으로 지은 죄, 똥으로 씻어야 하는 건가요? 단강오리 원님, 이제 정말 큰일 났어요.


백구 똥 때문에 눈물 쏙 뺀 원님, 개똥 마을 백성들이 흘리는 눈물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단강오리 원님이 개똥 마을에 새로 부임한 뒤로 어찌 된 일인지 가뭄이 들기 시작했어요. 더욱 이상한 일은 원님이 마을 곳곳을 샅샅이 살피고 나면 어김없이 집집마다 쌀독이랑 가구, 집기들이 텅텅 비는 거예요. 원님이 떠난 자리엔 백성들이 하나같이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아이고 에구구,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어요. 사람 일은 모른다더니, 이번에는 원님이 눈물을 한 바가지 쏙 빼고 있네요. 흰 개의 똥을 반드시 구해야 자신의 고약한 병을 치료할 수 있는데, 여태 찾지 못하고 있으니 퍽도 눈물이 나겠지요. 하염없이 슬피 울고 있는 원님의 귀에 언제쯤이면 백성들의 곡소리가 닿을 수 있을지!


감칠맛 나는 운율과 재치 있는 입말! 흰 강아지의 똥을 소재로 한 웃음과 해학, 풍자가 넘치는 이야기
이 책은 허준의 《동의보감》에 실린 ‘백구의 똥을 약으로 썼다’는 내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풀어낸 그림 동화입니다. 재치 있는 입말에 통통 튀는 운율을 살려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단강오리 원님을 그려 내는 말 속에 뜻이 있고 뼈가 있어 통쾌한 한 방을 선사합니다. 또 똥독이 오른 원님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방구를 뽕뽕 뀌어 대는 귀여운 강아지 그리고 원님을 애태우는 개똥의 행방을 지켜보면서 풋! 하고 웃음이 터질 것입니다. 개똥이 널렸다는 개똥 마을에 백구 똥은 대체 어디 있는지, 단강오리 원님이 개똥 약 한 사발을 마시면 정말 괴상망측한 병에서 나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요? 책 속에서 확인하세요.